전체 글47 느린 요리의 시간 – 전자레인지가 아닌 아날로그 조리의 위로 하루가 다르게 빠른 변화의 시대이지만 그 속에서도 느림의 미학을 유지하고 있는 것들은 많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 하나로 전자레인지가 아닌 아날로그 조리의 위로, 느린 요리의 시간이라는 주제로 이야기해 볼 예정입니다. ‘빠름’의 시대에 사라진 요리의 온도현대인의 일상은 빠르게 돌아갑니다. 출근 준비를 하며 전자레인지에 음식을 데우고, 스마트폰으로 식단을 주문하며, 간편식 하나로 하루를 때우는 일이 흔해졌습니다. 속도는 곧 효율이 되었고, 음식은 에너지 보충의 기능으로 압축되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속도감 속에서 우리는 어느새 요리의 온기와 감각을 잃어버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전자레인지의 ‘삐’ 소리가 식사의 시작을 알리는 세상에서, 냄비에서 물이 끓고, 칼로 야채를 다듬고, 후라이팬에서 지글지글.. 2025. 7. 8. 메일함 속 우편물 – 왜 종이 우편은 사라지지 않았을까? 디지털 시대, 여전히 도착하는 종이 편지의 이유 있는 생존기로 오늘은 메일함 속 우편물인 종이 우편이 사라지지 않은 이유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해 볼 예정입니다. ‘디지털 고지 시대’, 그런데 왜 아직도 종이 청구서는 도착할까?이메일, 문자, 모바일 앱 알림까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일상이 된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메일함을 열면 종이 우편물을 마주하게 됩니다. 대다수는 각종 고지서나 안내문, 청구서와 같은 행정적 문서들입니다. 인터넷으로 모든 게 가능해진 시대에 왜 종이 문서는 사라지지 않고 있는 걸까요? 가장 먼저 짚어볼 이유는 공식성과 기록성입니다. 종이 문서는 손에 잡히는 형태로 남기 때문에, 전자문서보다 쉽게 관리되고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행정기관이나 공공단체에서는.. 2025. 7. 6. 옛날 식당 스타일 – 복고 간판과 아날로그 식기, 왜 다시 뜰까?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 그리운 식당들이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복고 간판과 아날로그 식기들이 있는 옛날 식당 스타일이 다시 뜨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 볼 예정입니다. 촌스럽다? 이제는 ‘감성’입니다 – 복고 간판의 힘요즘 도시 곳곳을 걷다 보면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느낌을 주는 식당들을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굵은 명조체로 쓰인 간판, 붉은색 바탕에 하얀 글씨, 전화번호가 적힌 큼지막한 메뉴판은 1980년대나 90년대 거리를 현재에 옮겨놓은 듯한 인상을 줍니다.한동안 ‘촌스럽다’는 이유로 외면받던 이러한 간판과 인테리어는 이제 오히려 가장 ‘힙한’ 요소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SNS에서는 ‘레트로 맛집’, ‘옛날 감성 카페’, ‘80년대 식당’ 등의 해시태그가 넘쳐나며, 복고풍 간판은 젊은 세대에게 .. 2025. 6. 30. 벽걸이 달력과 종이 플래너 – 손으로 쓰는 시간의 가치 디지털 캘린더 시대, 아날로그 일정 기록이 남기는 것들 사라졌던 것들이 다시 걸리기 시작했다벽에 달린 종이 달력.아침에 눈을 뜨고 나서, 무심코 그 앞에 서서 오늘 날짜에 체크를 하거나다음 주 약속을 확인하는 장면은한때 너무도 익숙했지만, 어느 순간 사라져버린 일상이었다.스마트폰이 생기고, 손목 위에도 화면이 올라오고,클릭 한 번이면 모든 일정이 자동으로 연동되는 시대가 오면서벽걸이 달력은 구식이자 공간만 차지하는 물건으로 밀려났다.하지만 흥미롭게도, 요즘 다시 달력이 벽에 걸리기 시작했다.단지 날짜를 알려주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공간에 감성을 불어넣는 오브제로,또는 가족 모두가 공유하는 공동의 시간 기록 장치로서 그 가치를 되찾고 있다.종이 달력은 단순히 ‘언제’라는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무엇을.. 2025. 6. 30. 로컬 서점의 생존법 – 책을 파는 공간에서 머무는 공간으로 ‘책방’이 아닌 ‘북카페’, ‘독서살롱’, ‘작은 공연장’으로 변신한 동네 서점의 이야기 책만 파는 가게에서 ‘관계’를 파는 공간으로한때 동네마다 꼭 하나씩 있던 로컬 서점이 사라진 지 오래다.편의점보다 많았던 책방은 인터넷 서점의 등장과 대형 서점의 공세 속에 조용히 줄어들었고,오늘날 로컬 서점은 그저 아련한 기억 속 풍경이 되었다.그러나 아주 흥미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로컬 서점들이 있다는 점이다.그리고 이들은 단순히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이제 로컬 서점은 단순한 책 판매 공간이 아니다.책을 사는 곳이 아닌, 책과 함께 ‘머무는 경험’을 설계하는 곳이 되고 있다.카페가 함께 운영되는 북카페형 서점,지속적인 만남과 대화를 이끌어내는 독서살.. 2025. 6. 29. 버튼식 리모컨의 존재감 – 터치스크린 시대에 남은 아날로그 감각 손끝의 기억과 함께 살아남은 조용한 기계 누르는 감각이 주는 안심 – 리모컨은 왜 아직도 버튼일까?현대인의 일상은 이미 ‘터치’에 익숙해졌습니다.스마트폰을 켜고, 화면을 밀고, 손끝으로 정보를 넘기고,스마트홈 기기로 조명과 온도를 조절합니다.기술의 진화는 점점 더 부드럽고, 직관적이며,무언가를 '눌러야 하는 행위'를 사라지게 만들었습니다.그런데 우리는 여전히 TV를 켤 때,에어컨 온도를 조절할 때, 셋톱박스를 다룰 때‘버튼식 리모컨’을 사용합니다.검정색 또는 회색의 플라스틱 몸체 위에 빼곡히 박힌 다양한 크기의 버튼들,‘삑’ 소리를 내며 반응하는 작은 기계.이 리모컨은 의외로 여전히 건재합니다.그것은 단순히 기술의 낙오자가 아니라,어쩌면 인간 감각의 기억을 가장 잘 간직한 물건일지도 모릅니다.버튼을 누를.. 2025. 6. 29.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